새로 뚫은 나의 아지트, 남촌동 저수지 카페 30대 이야기




<4월>


달콤한 꿀과 꽃가루를 발견한 꿀벌은 집에 돌아가 동료들에게 춤을 추며 그 위치를 알려준다고 한다. 개미도 마찬가지다. 탐스러운 먹이를 발견한 일개미는 페로몬을 뿌려 동료들에게 먹이를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안내 해 준다고 한다. 이러한 꿀벌과 개미처럼 요즘 나는 한 카페의 개인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는 중이다. 올초 우연히 알게 된 저수지 카페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기회가 될 때마다 지인들을 한명 한명 데려가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카페에 발을 디딘 것은 1월 구정 때였다. 오전에 차례를 지내고 오후에 사촌동생과 드라이브 겸 커피 한잔 할 곳을 찾다가 남촌동 옛 낚시터에 근사한 카페가 있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네비를 찍어보니 집에서 20분 정도 거리라 부담도 없었고, 혹시 몰라 연락을 해 보니 명절에도 영업 중이라는 말에 고민없이 이 곳을 찾게 되었다. 두번이나 고속도로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돌고 돌아 살짝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도착해서 주차 스트레스 전혀 없을 넓은 주차장과 카페 뒤편 저수지 뷰를 발견한 순간 짜증 났던 마음이 겨울바람과 함께 날라갔다. 


<1월>

<2월>


한 겨울이라 야외에서 커피를 즐기기엔 무리라 아쉬워서 날이 풀리면 꼭 다시 오리라 생각했고, 2월 발렌타인 데이에 오랜 동네 친구이자 같은 직업을 가져 공감대가 많은 벗을 데리고 카페를 찾았다. 며칠 후엔, 커피에 취미가 없는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커피타임을 가졌고, 3월에는 친동생을 데리고 와 커피를 들고 저수지 주변을 걷다가 두루미로 추정되는 큰 새가 갑자기 나타나 커피를 쏟을 뻔한 기억이 있다. 4월 초에는 친한 동기 언니를 데리고 와서 여기가 요즘 내 '아지트'라고 소개하며 야경 속에 잠시 커피를 즐겼고, 오늘은 보령으로 시집 간 후배가 우리집 근처에 볼일 있어 올라왔다며 커피 한잔 하자고 연락을 해 와서 당연하듯 후배를 데리고 이곳을 찾았다. 


인적 드문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 해 있어 차가 없으면 방문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이 곳에 월 1회 이상 꾸준히 방문한 것이다. 심지어 러시아워에 걸리면 20분이면 족히 도착할 곳을 무려 1시간이나 걸려 가야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았다. 유유상종이라 했던가. 데려간 사람들 모두 나처럼 멀지 않은 곳에 이런 곳이 있었냐며 뷰도 좋고 커피도 직접 볶아 그런지 맛이 생각보다 괜찮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1월부터 4월까지 계절이 바뀌어 가며 카페 주변의 경치가 변화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재미도 솔찬하다. 땅이 얼고 눈이 쌓였던 카페가 점점 싱그러운 초록으로 뒤덮여 가고, 그에 따라 야외 테이블에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오늘따라 화창한 봄 날씨에 커피 볶는 냄새는 또 어찌나 그리 진하고 향기롭던지. 서둘러 오면 브런치 메뉴로 주문 가능한 파니니 한접시에 커피 한잔 즐기면서, 햇빛에 반짝이고 바람에 잔잔하게 일렁이는 저수지 주변으로 삼삼오오 모여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을 가만히 바라보면 마치 한폭의 소박한 인상주의 풍경화 같을 때가 있다. 굳이 먼 교외로 꼭 나가지 않아도 후각, 시각, 청각, 미각을 모두 만족 하면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음에 참으로 행복 해 지는 순간이다.

계절이 또 흐르고 그 사이 내 옆자리에 좋은 짝궁이 생긴다면, 지금보다 더 자주 이곳을 찾게 될 것 같다.


<3월>




덧글

  • 2017/04/27 11:05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4/28 00:1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7/04/28 01:4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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